2강이 지배하는 모바일 OS

스마트폰 시대에는 OS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011년 스마트폰 OS 시장점유율을 확인해보니 Android와 iOS가 각각 48.8%, 19.1%를 차지하였다. Android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가고 있고, iOS는 알토란같은 에코시스템을 독자적으로 형성하고 있다. Android와 iOS를 제외한 다른 OS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Symbian과 BlackBerry는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바다와 윈도폰의 세력은 너무 작다.
적자(嫡子)를 버리고 서자(庶子)를 선택한 삼성
성공한 OS 제품 하나 없이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만들어내는 삼성전자의 플랫폼 전략이 궁금해진다. 삼성전자는 특정 OS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면 제품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특허 소송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해진다는 이유로 ‘멀티 OS 전략'을 주장해 왔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탄생한 제품이 자체 OS인 '바다(Bada)'이다. 2010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OS 비중을 Android 50%, 바다 30%, 윈도폰 20%를 유지할 것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바다에 높은 의지를 나타냈다.(참고 기사)
불행히도 바다가 공략하려던 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보급형 Android 단말'이 증가하면서 목표를 잃었다. RTOS인 '뉴클리어스(Nucleus)'를 커널로 사용하면서 생긴 기술적인 한계도 많았다. 바다 2.0이 되면서 리눅스 커널로 교체를 했지만 이미 갤럭시 시리즈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삼성은 3년전의 '플랫폼 전략에 대한 고민'은 더 이상 기억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Android에 대한 의존도가 95%에 이르고 있다.

타이젠(Tizen)의 등장
독자적인 바다 생태계 구축에 실패한 '삼성전자'와 '미고(Meego)'로 비슷한 입장에 있는 인텔이 어느날 갑자기 '타이젠(Tizen)'에 대해 협력하기로 발표한다. 대외적으로 여전히 삼성은 여전히 '바다 3.0'을 개발하고 있으며, 인텔 또한 '미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그 사실을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특히, 2012년 1월 13일(현지시간), 강태진 삼성전자 콘텐츠기획팀 전무가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12'에서 "바다와 타이젠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타이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타이젠(Tizen)’은 리모(LiMo)와 리눅스 재단 등 두 개의 리눅스 소프트웨어 그룹과 삼성전자 및 인텔이 협력해 만들고 있는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OS이다. Web(html5)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이며 오픈 소스로 개발되고 있다. 지난 1월 9일, 타이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초기판 소스코드와 SDK를 첫 공개했고, 이번 MWC 기간에 SDK 베타와 소스코드를 업데이트했다.
아직은 갈길이 먼 지각생
타이젠의 실제 모습이 궁금해 SDK 베타버전이 공개되자마자 다운받아 사용해 보았다. 현재 공개된 SDK는 Windows와 Ubuntu를 지원하며 Java를 기반으로 동작하고 있다. Tizen 고유의 Web UI Framework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면서 JQuery, C++ 등으로도 개발이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베타'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직은 많이 부족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에뮬레이터인데도 반응은 매우 느렸고 빌드는 불안정했다. 성능보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UI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Android와 유사했고 UI Component와 아이콘들은 화려함이 없다. 현재 상태라면 iOS는 고사하고 Android를 넘어서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Web OS와 WAC의 미묘한 관계

Web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타이젠은 외부 API를 모두 Web API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지지부진하고 있는 WAC과 이를 지원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기대해 볼만한 부분이다.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타이젠의 미들웨어에 WAC이 포함되어 WAC 기반의 App이 구동될 확률이 높다. 삼성과 인텔 입장에서 초기 통신사들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Selling Point 이다.
적어도 삼성입장에서 타이젠에 투자를 하는 것은 단말 판매를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도 잘 팔리고 있는 Android만으로 충분히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독립적인 '생태계 구축'과 이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WAC을 지원함으로서 통신사들의 생태계 구축만 지원하는 꼴이 될 수 있다. WAC 지원 여부는 타이젠의 로드맵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관전포인트이다.
이해할 수 없는 타이젠을 향한 정부의 사랑
2012년 2월 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타이젠 생태계 확산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정책을 마련해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타이젠 앱스토어 등 생태계 지원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젠에 국내 기술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는 것이 정부가 앞장서 지원하기로 한 이유라고 알려져 있다.
리모(LiMo)에는 SKT, K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내 사업자와 연구계가 관여한 바가 있어 한국기술과 밀접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사업자와 친밀함이 있다면 해당 사업자가 나서야 할 일이지 정부가 나서야 할 근거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특정 OS에 대한 정부 차원의 선택은 시장 경제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 정부는 얼마 전에도 자체 OS를 개발하겠다는 발표를 했다가 취소한 적이 있으며 3월 2일이 된 현재까지 타이젠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타이젠은 스마트폰 전용 OS가 아니야
타이젠은 웹을 기반으로 하는 범용적인 OS이고 스마트폰 전용 OS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리모도 “타이젠은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넷북, 자동차 내부의 정보 시스템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범용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특정 기기에 차별화된 기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에 최적화되면서 다양한 UI/UX로 무장한 다른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하면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
SDK를 돌아보니 웹기반 플랫폼이 다양한 디바이스를 한꺼번에 지원할 정도의 성능이 나올런지에 대해서도 더욱 의구심이 들고 있다. 삼성과 인텔이 만났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타이젠에 대해 성급한 선택이나 지원을 하는 것보다는 기술적인 특성과 사업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향후 흐름을 지켜보아야 할 시기이다.
* 2012/03/02 15:54에 작성한 글의 백업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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