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논현동의 빌딩은 이 근처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새로 생겨서 인지 디자인이 잘 되서 인지 드라마나 CF도 간간히 찍는 곳이다. 강남 지역의 큰 빌딩이 대부분 그렇듯이 IT기업들이 몇개 존재하고 서로 마주치고 있다. 또한 사무실 청소도 용역을 통해서 아주머니들이 수고를 해 주신다. 각 책상 별로 파티션이 존재하고 그 파티션 아래에는 어김없이 쓰레기통이 있게 마련인데 문제는 이 쓰레기통 바닥이 더러워지지 않게 넣어주시는 이면지에 있다.
그러한 용도에 깨끗한 종이를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문제는 그 종이를 다른 회사에서 나온 폐지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폐지에는 때로는 매출 전표나 또는 사업 기획서의 일부분이 사용되기도 한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직업군의 것이라면 중요도를 알리 없건만 우연히도 요 근래 사용되는 폐지의 출처는 아래층에 있는 IT 기업이다. 이 기업이 꽤나 큰 기업인데다가 Daum의 자회사인지라 보안이 심히 걱정이 된다. 괜히 남의 것을 훔쳐보는 느낌이 들어 일부러 눈길을 두지는 않지만 얼핏보기에도 기획서 같아 보이는 것들이 폐지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 내가 경쟁사의 직원이라면 큰 일이 날 수도 있겠다 싶다.
물론, 아래의 회사가 그닥 어리버리한 회사가 아니라 대외비 문서를 그렇게 취급할리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개인의 모든 것을 알려면 쓰레기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대외비 문서가 아니더라도 그러한 정보가 쌓이면 무서운 법이다. 네트워크 해킹에 대한 방비책보다 실제로 이러한 OffLine 뒷구멍의 보안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 2007/10/25 00:40에 작성한 글의 백업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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